제주도 어느 산속....
바람소리, 새소리, 풀소리 분명 내 마음인데 감당하기 버거운 날이 있다. 그저 멍하니 아무런 생각 없이 잠시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런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잠시 후 또 아무렇지 않은 듯 하루를 살아내야 한다. 그런 날, 그런 순간, 자연이 주는 위로는 상상 그 이상이다. 그저 바람소리인데, 그저 바람에 부딪히는 풀잎 소리인데, 잠시 앉아 쉬는 새들의 지저귐일 뿐인데, 넋을 잃고 듣게 된다. 그러다 문득 위로가 된다. 나를 위함인 건 하나도 없는 건데 나는 오로지 위로를 받는다. 나뭇잎의 흔들림에, 하늘의 푸르름에, 새들의 지저귐에, 바람의 소리에, 마치 나만을 위한 것처럼 온전히.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가장 큰 위로가 된다.
2022. 6. 12.
왜 그런건지...
끝을 알고 있어도 다시 보고싶은 드라마나 영화가 있다. 결말이 행복이든, 슬픔이든 상관없이... 드라마속 한 장면처럼 그저 일없는 수다를 늘어놓으면 어느순간 갑자기 읽지않음에서 읽음으로 바뀌는 그런 행운은 없는건지, 다시는 볼 수 없다고 답은 정해져 있지만 다시 볼수 있게 되는 기적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건지, 왜 일상에서 일어나지 않을 일들을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소재로 삼아 일상에서 일어나주기를 기대하게 하는건지, 누구의 탓도 아닌것을 왜 자꾸만 무엇의 탓이라도 하고 싶은건지,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지는 마음을 아는지, 불행은 왜 늘 내 곁에서 떠나지 않는건지, 삶은 왜이리 늘 고비이고 숙제인건지, 그저 주어진대로 욕심없이 살아가는데 왜이리 자꾸만 흔들어대는지, 믿어지지 않는 것을 왜 믿어야만 하는지,..
2021.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