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잠이 많아 잠들어 있던 첫찌가 어쩐일로 이른 시간 깨어있다.
10분만 옆에 누워있다가 씻으러 가면 안되냐는 말에 출근시간이 늦었는데도 알았다며 누웠다.
엄마가 곁에 누워있으니 행복하다는 첫찌를 두고 10분이 지났다며 씻으러 들어갔는데
욕실문 앞에서 첫찌가 애절하게 나를 부른다.
' 엄마~ 엄마~ 엄마가 보고 싶어서 왔어요. '
세수를 하려는데 눈물인지 물인지 모를 것이 얼굴에 범벅이 되었다.
씻고 나와 화장을 하려는데 옆에 의자에 앉아서 엄마옆에 있고 싶다고 말하는 첫찌.
눈물이 나오려는걸 얼마나 간신히 참고 참았던지.
화장을 하고 있는데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첫찌가 울고 있다.
" 엄마가 회사를 가서 곁에 없는게 너무 슬퍼. "
안아주고 토닥여주며 미안하다고 엄마가 일하러 나가서 첫찌 옆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첫찌의 눈물이 옷을 적시고 아이의 몸이 떨린다.
아이의 슬픔이 얼마나 큰지 느껴진다.
출근하는 엄마를 현관까지 따라나와서 울먹이며 잘다녀오라고 말하고는 방으로 뛰어들어간다.
너무 슬프지만, 진짜 싫지만 아이는 알고 있는 것이다.
엄마는 출근해야 한다는걸...
무엇을 위하여 일하는 걸까
왜 일하는 걸까
일을 해야 하는 걸까
언제까지 일을 해야할까
누굴 위해 일하는걸까
하루종일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알고 있다.
휴직하고 아이곁에 4년이 조금 부족한 시간동안 있어 봤기에...
그것이 누구도 위함이 아니라는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날은 끝없이 흔들리고,
정해진 답 앞에서 무릎을 꿇을수밖에...
그저 눈물을 흘리는것 밖에는...
이 어린 아이에게 나를 이해해 달라고 하는 것 밖에는...
그만둘 수 없다는걸...
아이의 말에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지만 그래도 출근 해야한다는걸...
아이의 곁에 있어주는 것만이 아이를 위함이 아니라는걸...
나의 행복이, 나의 자존감이 바로 아이의 행복이고 아이의 자존감이라는걸...
아이곁에 있어주자 결심하고 4년간 그 어느때보다 행복했지만 동시에 그 어느때보다 불행했다.
아이의 성장이 나의 성장이 아님을 나는 너무도 뼈져리게 느꼈고 알고 있다.
내 엄마가 맞벌이를 하셔서 집에 없었던 고작 2년이 내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던가.
나는 성인이 될때까지 엄마가 평생 맞벌이를 하셨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알고보니 고작 2년...
그 2년이 나에게 얼마나 큰 상실감을 주었는지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아이의 눈물이 아이의 마음이 너무 고통스러운 하루이다.
그저 오늘 하루의 내 일과를 보내며 눈물을 삼킨다.
어느 금요일 퇴근 후 첫찌와 놀이터에서 놀아주었는데
'까르르' 재미나게 놀던 첫찌가 갑자기 엄마한테 안기고 싶다며 뛰어와 와락 안겨 울던날.
길거리에서 울 수는 없어 애써 웃으며 아이의 모습을 담았더랬다.
세상에 일하는 모든 엄마들의 출근길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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